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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루틴

노키즈존 사례 및 확산 추세를 보며 느낀점

by Yesitis 2016. 10. 10.


다들 '노키즈존'이라고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노키즈존은 말 그대로 '어린이 없는 곳(No Kids Zone)'을 뜻하는 곳인데요. 자연적으로 어린이가 거의 없는 시골같은 환경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목적 때문에 어린이의 출입을 금지시킨 곳을 뜻합니다.



외국에서는 노키즈존 외에도 Child Free Zone이나 좀 더 직접적으로 No Children Allowed 정도로 쓰는 것 같더군요. 국내에서 이 개념이 퍼지고 또 이런 장소가 생긴지는 얼마 지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네요. 왜 어린이들의 입장을 금지하는지, 노키즈존 사례를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실겁니다.

 




노키즈존에 대한 수요가 어느날 갑자기 뿅하고 생겨난 것은 아닐겁니다. 분명 예전부터 조금씩 조금씩 쌓여가던 수요와 불만들이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폭발하면서 급기여 노키즈존의 본격적인 탄생을 예고한 것이죠.


그 시발점이 된 노키즈존 사례, 대표적으로 한 식당에서 어린아이가 무분별하게 뛰어다니다 마침 뜨거운 국물을 받아서 자리로 돌아오던 사람과 부딪혀 화상을 입은 사건입니다. 당시에는 국물을 받아오던 손님이 무개념으로 행동한 것이라는 여론과 인식이 강했는데, 나중에는 결국 식당에서 아이가 여기저기 뛰어놀아도 말리지 않았던 부모가 잘못했다는 것으로 잠정적 결론이 난 일이었습니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이, 노키즈존이 형성되는 이유는 '키즈' 때문이 아닙니다. 물론 직접적으로 피해나 불편을 야기하는 것은 대부분 어린아이들이기는 합니다. 시끄럽게 울고, 떼쓰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신발 신은 채로 의자나 소파에 막 올라가고, 흘리고, 아무거나 만지는 등 가만히 두면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행동하는게 아이들이잖아요. 그리고 이런 행동들은 우리 누구나 어린 시절에 겪었던 일이고 또 그게 바로 아이들의 본성이므로, 아이들을 탓할 수만은 절대 없습니다.





문제는 이런 아이들을, 즉 자신들의 자녀임에도 아무 신경도 안쓰고 방치하는 부모들입니다. 노키즈존 사례 대부분도 엄마들이 장본인인지라 '맘충'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이지만, 이 글에서는 부모로 지칭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여간에 아이들에게 죄를 묻고 그들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단, 개념없는 부모들에게 비난의 눈초리를 보내야 하고, 노키즈존도 그런 관점에서 생긴 것이란걸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노키즈존이 생기는 이유, 그리고 노키즈존을 찬성하는 입장에서 공통적으로 공감하는 것은 바로 '타인에 대한 피해'가 심하다는 것입니다. 어린 아이들은 아직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기르지 못한 상태가 많고, 또 역지사지의 사고방식도 왠만하면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본능과 욕구가 이끄는대로 행동하죠. 이 과정에서 타인에게 만만치 않은 피해가 갑니다. 당장 조용한 카페에서 한 아기가 시끄럽게 울어제낀다면 눈살이 찌푸려지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런 정신적이고 비물질적인 피해도 있지만 아이들이 식당이나 카페 내 기물을 부수거나 망가뜨리면서 생기는 물질적 피해도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로 인해 생기는 피해는 '아이니까'라는 말로 넘어갈 수 있다지만, 무개념 부모들의 무개념 행동들은 정말 보기만 해도 어이가 없더라구요. 단적인 노키즈존 사례 중 하나로 식당이나 카페에서 애들 똥귀저귀를 갈고, 그 기저귀를 그대로 테이블 위에 두고 나가는 사건이 있었죠. 이건 딱 하나의 사건을 지칭할 수 없을 정도로 은근히 자주 벌어지는 일인듯 합니다. 머그컵에다 오줌을 뉘고 그대로 두고 간 사례도 있다고 하구요. 자신의 자녀가 잘못한 일을 적반하장 안하무인 식으로 우기는 일은 이미 옛날부터 유명하죠.





노키즈존을 반대하는 입장의 얘기를 보면, 일단 노키즈존이라는 것 자체가 아동인권 침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노키즈존은 물론 아동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으나 이는 전적으로 무개념 부모들 때문에 발생한 일이란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동의 인권을 침해한다? 보통은 부모들이 해당 카페나 식당에 가고 싶어서 가는 것 아니였나요? 게다가 노키즈존이 생길수록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기 힘들다고 하는데, 굳이 아이들을 데리고 카페나 식당에 가야하는 법도 없거니와 세상 모든 카페 및 식당이 노키즈존인 것도 아닙니다. 노키즈존에 정 가고싶다면 아이들 없이 가면 될 일입니다. 거기서 나는 커피나 디저트나 음식을 아이들이 먹지 못하면 죽는다던가 하는 일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그리고 일부 '맘충'들의 노키즈존 사례만 가지고 일반화를 하면 안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변을 보면 체감상 이런 '맘충'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일반 부모들보다 더 많은 것은 순전히 기분 탓일까요? 맘카페, 키즈카페 등에 가보면 자신은 맘충이 아니고 그런 극히 일부의 사람들 때문에 나머지가 피해본다는 글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카페나 식당 운영하시는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건 일반화를 할 수밖에 없는 비율이라고 하시더군요. 어느 쪽이 맞는 말일까요? 당장 제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 카페 내에 있는 아이들과 부모들을 봐도, 최소 절반은 '맘충' 칭호를 획득하기에 한 점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키즈존은 조금은 과격한 처사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왜냐면 적정선을 지키게 하는 것과 완전히 금지시키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너무 시끄럽다, 부모들은 다 방치한다, 그래서 금지하겠다라고 너무 간단하게 결론내린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분명 타협점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노키즈존은 아니지만, 제대로 컨트롤되지 않는 아이에게 잔소리(?)를 할 수 있고 부모에게도 경고를 할 수 있으며 그래도 제대로 컨트롤하지 않는 손님을 제제하는 그런 정도의 타협 말이죠. 이건 법적으로도 뒷받침이 되어야 더 말썽이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드네요. 법이 없다면 '니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냐'식으로 또 깽판부릴 부모들은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주택가가 많은 곳에 자리잡은 카페나 식당은 노키즈존이 되기 힘들겁니다. 아이들을 데려오는 '부모'들이 있어야 매출이 더 나오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매출 하락을 각오하고 노키즈존이 되는 곳이 있다는 것을 보면 맘충들이 얼마나 극심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요.


가장 좋은 해결법은, 자기 자녀들을 컨트롤할 자신이 없으면 밖으로 데리고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절대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만, 적어도 자기 자녀에 대한 통제력은 있어야 비로소 외출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울고 떼쓰고 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아이가 울고 떼쓰고 마구잡이로 돌아다니는 상황에서 적절하게 조치를 취해 주변 사람에게 갈 피해를 최소화하는 능력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