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학생 시절을 거쳐오기 때문에, 누구나 듣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공부는 집중력이다'라는 말인데요. 물론 공부를 잘 하는데는 머리가 좋아야 하는게 가장 영향력이 크겠지만, 선천적인 요인을 제외하면 후천적으로는 얼마나 집중을 잘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집중력이란 것이 내가 끌어올린다고 마음대로 끌어올려지는 그런게 아닙니다. 집중력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고, 또 집중력이 가장 잘 발휘되는 시간이나 장소도 개인마다 다 다르기 마련이지요. 요새는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답니다.
그런데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행위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죠.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카페를 정말 순수한 목적의 '카페'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카페란 커피나 다른 음료들을 마시며 사람들과 조용히 수다를 떨거나 혹은 조용히 독서를 한다던가, 또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할 일을 하는 공간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지요
카페가 애초에 커피를 마시는 공간에서 출발한만큼, 저렇게 해석하는 것도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잠깐이나마 여유를 가지고 커피를 음미하는 조용한 공간. 어찌보면 구시대적인 생각에 머물러 있다고 할 수 있으나 그렇다고 잘못된 사고방식은 아니잖아요?
사실 요즘 카페에 가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정말 다양한 종류의 방문객(?)들을 살펴볼 수 있답니다. 가장 흔한 것은 아무래도 커플이겠고, 그 밖에도 노트북을 켜놓고 뭔가 열심히 작업을 하거나 인강을 듣는 사람들, 또는 아이들을 데려와서 학습지 공부를 시키는 부모들, 소위 말하는 '맘'들의 모임이라던가... 다양한 인간 군상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중에는 공부하는 사람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예 카페에서 과외를 하기도 하더라구요. 더이상 카페가 조용한 공간이 아니게 되어버린만큼, 그런 곳에서 공부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긴 합니다만 그게 요즘 트렌드인가보다 하고 넘겨버렸습니다.
제가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을 싫어하는 이유는, 제가 카페에 가는 이유와 상충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카페에 가서 1) 커피를 마시고, 2) 친구나 동행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 두 가지 목적 이외에는 카페에 갈 일이 사실 거의 없습니다. 공부를 해야한다면, 공부를 위한 별도의 공간에 가야죠. 열람실이나 독서실, 도서관, 또는 개인이 알고 있는 공간들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카페에 들어갔는데 공부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있으면 저는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왜 공부를 위한 공간을 내버려두고, 커피를 마시려는 사람의 자리를 차지하여 정작 카페 본연의 목적을 가장 가깝게 이행하려는 사람들을 거리로 내모느냐 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공부를 한답시고 테이블 위에 노트북이며 프린트물, 노트, 온갖 자료들을 널부러뜨려 놓고 혼자서 4인용 테이블을 차지하는 사람들을 정말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실로 엄청난 공간의 낭비입니다. 이건 아마 카페 주인 측에서도 달갑지 않은 손님일거에요.
가장 황당했던 경험은, 카파에서 공부를 하면서 정작 그 카페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욕하는 사람을 봤던 일입니다. 아니 본인이 공부하기에 전혀 적절하지 않은 장소를 택해놓고 왜 장소를 탓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건 제가 직접 본 일입니다만 인터넷상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험담을 여럿 찾아볼 수 있었어요. 비단 개개인의 문제로 돌리기에는 생각보다 자주 일어나는 일이란 겁니다.
물론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사람들도 저마다의 생각이나 사정이 있을 것입니다. 카페가 그냥 좋아서, 조금 혼잡한 곳에서 공부해야 백색소음으로 인해 집중력이 올라가서, 공부를 하면서 커피나 음료를 같이 마실 수 있어서 등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요. 정말 심각한(?) 경우에는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카페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더군요. 최근에 들어서야 이런 사정들을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커피와 여유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카페에서 공부를 하거나 맘들의 정모를 하는 것은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저도 손님의 일부일 뿐이고, 카페가 그런 행위들을 금지하는 법적인 효력이 있는 공간도 아니기도 하니 어쩌겠습니까. 그냥 다 같이 어우러져 살아가야죠. 제가 너무 까탈스럽게 구는 것일 수도 있구요. 그래도 지금 동네에는 카페가 많아서 이곳 저곳 옮겨다니며 좋은 장소를 찾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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