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끝나고 이제 10월이 되었지만, 날씨가 선선해진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제야 겨우 가을이 된 것 같은 기분입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고 또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도 하죠.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계절이라는 뜻인데요.
그런데 살찌는 것은 비단 말 뿐만은 아닙니다. 사람도 살찌게 되요. 노출이 필연적인 여름을 위해 6,7,8월을 뼈빠지게 관리했다면, 찬바람 불어오는 가을에는 모름지기 먹어줘야겠죠. 게다가 요즘 세상에 먹을게 좀 많은가요? TV에서도 연신 '먹방'을 틀어주는 탓에 유혹에 빠지지 않는게 매우 어렵습니다.
그리고 요즘 먹을 것들은 가격이 결코 만만치가 않습니다. 물가가 그동안 계속 오른 탓도 있고, 또 맛있는 것은 숙명과도 같이 가격이 착한 편이 아닙니다. 가격과 타협을 한 '서민형' 먹을거리가 많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썩 만족스럽지만은 않습니다. 물론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주관이긴 합니다만...
먹을 것에 소비를 많이 하면 흔히들 엥겔 지수가 높아진다고들 하죠. 엥겔지수라고 함은, 일정 기간 가계 소비지출 중 식료품비가 얼마나 차지하는지를 비율로써 나타낸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가계 생활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고 해요. 저는 아직 따로 가정을 꾸린 것은 아니기에 엥겔 지수를 들먹이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개인이 한 달에 소비하는 금액 중에서 먹을 거리가 차지하는 비율을 따져보면 개인적 차원에서 엥겔 지수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답니다.
하루종일 집안에 틀어박혀 컵라면에 삼각김밥만 먹는다면 엥겔지수를 혁신적으로 낮출 수 있을겁니다. 그런데 어디 그게 사람 사는 꼴인가 싶어요. 때로는 삐까번쩍한 곳에 가서 분위기 있는 식사를 하고 싶은 경우도 있고, 허리띠 풀고 미친듯이 먹고 싶은 때도 있기 마련이잖아요. 문제는 이런 상황이 생각보다 자주 닥친다는 것인듯 해요. 맨날 저렇게 먹고 즐기고 싶은 돼지같은 생각이 드는게 문제입니다.
맛있는 것을 먹는다는 건 큰 기쁨이요, 삶의 낙이기도 합니다. 절제를 해야하지만, 요즘처럼 맛난 것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정신적으로 자제를 하는건 확실히 정신력을 요하는 일입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TV에서 하는 프로그램 중 상당수가 먹는 것에 관한 내용이에요. 당장 떠오르는 것만 봐도 삼대천왕, 집밥 백선생, 삼시세끼, 먹자먹, 한입만, 기타 생활정보 프로그램 등등 먹을 것이 빠질 틈이 없답니다. 게다가 요즘 밤에도 먹을거 광고를 엄청 때리더군요. 최근에는 새벽에 햄버거 먹고 싶어서 미치겠는 것을 겨우 참았습니다.
하지만 먹는 것에 투자하는 것을 최대한 아껴야 하는 이유는, 먹는 즐거움은 한 순간일 뿐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먹는 그 순간 입과 혀는 즐거움에 춤을 추겠지만, 엥겔 지수가 높아질수록 삶의 질은 떨어지게 될겁니다. 엥겔 지수가 애초에 그런걸 판단하는 척도이기도 하구요. 눈 앞의 진수성찬에 현혹되면 미래에는 정말 삼각김밥에 미니컵라면만 먹으며 연명하는 순간이 올지도 모릅니다.
요즘은 최대한 식사 비용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번 주말에도 매드포갈릭에 갔다가 의도치않게 과도한 소비를 한 이후로 더욱 생각이 확고해졌습니다. 할인해준다고 해서 갔다가 결국 할인받은 덕도 제대로 못본 느낌이 들만큼 금액이 나와서 뭔가 짜증났죠. 10월에는 정말 밥버거에 라면이나 먹으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식사에 들어갈 비용을 아껴서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해지는 듯합니다. 10월에는 먹을것에 대한 지출을 15만원 이하로 줄여볼 생각입니다. 10월의 마지막 날에 과연 성공 후기를 적을 수 있을지... 제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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